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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히만 아일랜드

The Winter Moon 2022. 11. 29. 02:57
 
베르히만 아일랜드
영화감독 커플인 '크리스'와 '토니'는 각자 새로운 작품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기 위해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포뢰섬으로 향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순조로운 '토니'와 달리 '크리스'는 좀처럼 결말로 나아가지 못하고 방황한다. "오랜 연인의 마지막 장을 쓰고 싶어. 실패와 배신, 흥분의 연속이면서 가끔 찬란히 행복했던 이야기의 마지막 장을" 그녀 자신과 닮은 듯 닮지 않은닿을 듯 닿지 않는 이 이야기가... 영화가 될 수 있을까?
평점
9.6 (2022.08.04 개봉)
감독
미아 한센 로브
출연
빅키 크리엡스, 팀 로스, 미아 와시코우스카, 앤더스 다니엘슨 라이, 요엘 스피라

 

 


(최초작성 2022.8.17)

"지적인 영화"라는 표현이 맞다. 정말 아는 만큼 보이고 즐길 수 있는 영화. 미아 한센-뢰브 감독 본인의 이야기와 잉마르 베르히만에 대한 팬심 등이 섞인 결과물이기 때문. 유감스럽게도 난 베르히만이나 한센-뢰브에 대해 알지 못해서 딱 그만큼만 즐기고 왔다.

창작자의 고통, 그 고통을 무심하게 받아들이는 동료이자 연인에 대한 복잡한 감정, 창작자이자 어머니로서 가장 중요한 순간 딸의 옆에 있어주지 못한다는 죄책감, "어떻게 예술과 사생활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 등등이 떠다닌다. 왜 베르히만인가? 굳이 베르히만이어야 하는가... 는 아마 작가 개인의 경험이 투영된 영화는 관객에게 모든 요소의 정당성을 증명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뭐 그럴 수도 있고 안 그럴 수도 있지... 라고 생각한다.

한센-뢰브가 올리비에 아사야스와 오랜 연인이었지만 결국 헤어졌다는 걸 떠올리면, 마지막 장면에서 크리스와 토니의 관계는 짐작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