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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The Winter Moon 2022. 12. 31. 22:57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억만장자의 ‘살인 사건 게임’이 예고된 그리스 외딴섬에 초대되지 않은 뜻밖의 손님 브누아 블랑이 나타나 진짜 벌어진 살인 사건의 진실을 추리하는 넷플릭스 영화
평점
7.4 (2022.12.23 개봉)
감독
라이언 존슨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에드워드 노튼, 자넬 모네, 캐서린 한, 레슬리 오덤 주니어, 제시카 헨윅, 매들린 클라인, 케이트 허드슨, 데이브 바티스타, 노아 세건, 재키 호프만, 달라스 로버츠, 에단 호크, 휴 그랜트, 스티븐 손드하임, 나타샤 리온, 카림 압둘-자바, 세리나 윌리엄스, 요요마, 조셉 고든 레빗, 댄 카리톤, 에디 고로데츠키, 모모 피쿠리치

 

개인적으로 탐정물을 엄청나게 좋아하진 않는 편이지만 <나이브스 아웃>은 통쾌한 소셜 코멘터리가 마음에 들었다. 1편의 인기에 힘입어 넷플릭스가 제작한 속편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은 2022년이라 더 재미있고 의미 있는 소셜 코멘터리로 가득하다. 이쯤 되면 누가 누구를 죽였느냐가 중요하지 않을 정도다 (사건 자체도 단순하다). 오히려 외딴섬에 한데 모인 사람들의 비밀과 그들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 그리고 그 사이를 질주하는 브누아 블랑의 존재감이 빛난다. 아, 모든 걸 홀랑 태워버리는 카타르시스 충만한 엔딩까지.

다니엘 크레이그는 제임스 본드 때 멋지긴 했지만 브누아 블랑을 연기할 땐 본인이 정말 즐거운 것 같아 보는 사람의 기분도 좋아진다. 크레이그는 시리즈 속 블랑의 역할을 잘 알고 이를 연기에 제대로 녹여낸다. 그리고 내가 이 시리즈에서 웃는 이유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이번에도 정말 너무 웃겼다. 그 액센트는 들을 때마다 터진다.

남성우월주의, 실력보다는 연줄과 영향력으로 좌우되는 성공, 전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미친 갑부, 그리고 그의 싸구려 미적감각과 어설픈 지능수준. 중간중간 한 번도 본 적 없는 단어가 튀어나올 때마다 이게 뭐야 하면서 검색해본 사람이 나야 나.

번역이 또 센스가 넘치더라. 보트 선장님의 '돈지라르'부터 이미 넘어감. 황석희 번역가가 이 시리즈를 잘 알고 애정이 있다는 게 자막에서 잘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