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 Your Thoughts Flow
금수안녕, 칠야설, 춘화염 - '24 하반기 최신 중드 찍먹 감상 본문
언제부터 생방 하는 중드까지 열심히 챙겨봤다고 ㅋㅋㅋㅋㅋ 라고 웃었지만 이제는 웃을 수 없다. 이제 아이치이랑 위티비 결제하는 사람 되었고요, 결국 유쿠도 결제했어요! 지난 포스트 이후 지금, 즉 2024년 11월까지 봤거나 보고 있는 드라마를 모았다.
금수안녕
고장 로맨스 | 장만의, 임민 주연 | WETV, 티빙, 웨이브

대대로 관리를 배출한 라(나)씨 가문의 적녀 의녕은 오랜 별원 생활 끝에 집으로 돌아온다. 아버지의 첩실과 그 자녀들의 음모와 교묘한 핍박에도 본인의 슬기로움과 어른들의 보호 아래 의녕은 집안에 빠르게 적응한다. 신원은 하녀의 몸에서 태어난 의녕의 의붓 오라버니로, 어른이 되었음에도 라씨 족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신원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은 스승의 복권을 위해 의녕에게 접근해 증거를 확보하려고 하고, 처음엔 이를 몰랐던 의녕은 신원이 집안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 신원 또한 자신에게 친절한 의녕을 여러모로 돕는데, 그 과정에서 의녕의 생모가 숨기려고 했던 비밀, 의녕의 출생에 관한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의녕은 별원 생활 중에 인연을 맺은 육가학을 다시 만나지만 필사적으로 그를 피하려 하고, 육가학은 정인 미미와 목소리가 꼭 닮은 의녕이 미미인지 거듭 확인하려 한다.
<류주기>로 내 2024년을 흔들어 놓은 장만의의 새 고장극. 상대역은 <청평악>, <옥골요> 등에 출연한 임민이다. 라씨 가문의 적녀 의녕과 서자 신원이 집안의 암투를 이겨내고, 의녕의 출생의 비밀을 밝히며,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신원의 스승과 사형들의 누명을 풀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초반엔 <녹비홍수>, <금심사옥> 등의 가택 배경 암투물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고요. <금수안녕>은 사랑받는 만큼 시기 질투의 대상이었던 의녕과 집안에 자기편 하나 없던 신원, 두 사람이 집안 내외의 위기를 헤쳐나갈 때 돕고 의지하면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당연히 두 사람은 핏줄이 이어진 남매가 아니고!! 의녕의 출생에 대한 진실은 이 드라마를 구성하는 중요한 뼈대 중 하나다.
원작 <수보수책(수보양성수책)>을 읽은 독자들은 <금수안녕>이 원작과 많이 다르다고 한다. (나는 1권과 마지막 권만 읽었다.) 드라마는 현대의 사고로는 기겁할 만한 설정(나이 차이 등)과 광총 심의에서 문제 될 만한 설정을 잘 다듬어서 꽤 그럴듯한 배경을 구축해 놓았다. 사건이 빵빵 터지고 속도가 굉장히 빨라서 매회차 도파민 터지는 전개를 보여준다. 그 덕분에 조금만 더 깊게 다뤘으면 하는 부분들이 얼렁뚱땅 넘어가도 그러려니 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 짭남매, 의녕 역의 임민과 신원 역의 장만의가 기대 이상의 연기와 케미를 보여준다. 임민은 귀엽고 연약하지만 똑 부러지고 의지도 굳은 의녕과 잘 어울리고, 장만의는 똑똑한 만큼 심계가 깊고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신원을 찰떡같이 표현한다. 중국 고장극 '계략남주' 계보를 잇는 '불여시' 라신원이 귀여운 의녕이를 어떻게 호로록 삼키는지 확인해 보시길.
위티비에서 시청 가능하다. 채널차이나가 국내 방영권을 확보했으며, 2025년 1월 8일부터 방영 시작했다. 위티비 한글 자막이 너무 엉망이라서 괜찮은 한글 자막으로 보고 싶다면 채차 버전으로 보시는 걸 추천한다.
칠야설
무협 로맨스 | 이심, 증순희 주연 | iqiyi

강호의 유명 협객이자 정심각의 차기 각주 후보인 곽전백은 사교에 의탁한 사형을 죽인다. 사형의 아들인 서말이 갓난아기 때부터 큰 병을 앓자, 곽전백과 서말의 어머니는 약사곡의 신의 설자야에게 서말의 치료를 맡긴다. 설자야는 돈과 남자의 외모에 환장했다는 나쁜 평판에 시달리지만, 사실은 의술로 번 돈을 자선 사업에 쓰면서 떠나간 사람을 잊지 못하며 살아간다. 서말의 치료를 위해선 강호에 흩어진 귀한 약재가 필요하고, 곽전백은 설자야가 서말의 증상을 관리하는 동안 세상을 떠돌며 약재를 확보한다. 약재를 하나씩 찾을 때마다 약사곡으로 돌아온 곽전백은 잠깐 머물다 다시 떠나지만, 그 시간 동안 설자야와 깊은 교감을 나눈다. 8년의 세월이 지나고, 약재를 모두 얻은 곽전백은 어느덧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된 설자야의 곁에 머물려 하지만, 운명은 그들에게 짧은 행복도 허락하지 않는다.
순백의 배경이 눈을 채우는 무협 로맨스 드라마. 비주얼 하나는 끝내주겠지 싶었고 그런 장면도 많긴 했는데, 사실 끝날 때까지 크게 인상을 남긴 작품은 아니었다. 지금 남은 건 이심과 증순희, 두 배우의 비주얼 뿐? 이 드라마 자체가 약재를 구하기 위한 곽전백의 강호 어드벤처와 그가 약사곡으로 돌아와 설자야와 함께하는 이야기가 거의 전부라, 두 사람이 만났을 때를 제외하면 꽤 지루하다. 다르게 말하면 설자야와 곽전백이 붙는 모든 장면은 다 좋다. 단순한 만큼 정의감과 의협심 넘치는 검객, 강호에서 냉정함으로 이름을 떨치는 미녀 의원의 혐관 → 우정 → 사랑에 이르는 과정이 서정적으로 그려진다. 이 도화지 같은 설정을 믿을 만한 이야기로 탈바꿈하는 데 배우의 역량에 많이 기댔고, 이심과 증순희는 이를 잘 해냈다.
'무조건 해피엔딩'을 외치는 시청자라면 시청을 다시 고려해 보시길. 원작은 새드엔딩이고, 드라마는 원작에 꽤 충실하다고 한다(눈물이 앞을 가리네). 게다가 무협의 장르적 특성 때문인지, 이 드라마의 서정성 때문인지, 정작 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두 사람 다 말을 아낀다. 이것 때문에 답답해 죽을 뻔. 그러니 나처럼 모니터를 흔들며 '제발 말을 해!'라고 외치고 싶지 않다면, 시작하기 전에 고민을 해보는 게 좋겠다.
춘화염
고장 로맨스 | 류학의, 오근언 주연 | YOUKU, 모아(MOA), 티빙, 웨이브

10년 전, 대염과 서언 국경에 자리 잡은 청주에 큰 불이 나고 그곳의 10만 백성은 대염의 3황자 모용경화가 이끄는 위북군에 도륙당했다. 그날 부모를 모두 잃은 소녀 미림은 암살집단 '암창'에서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모용경화에게 복수할 나날을 꿈꾼다. 대염과 화친한 서언이 공주 자고와 나라의 미녀들을 대염에 바치게 되자, 미림은 암창의 명으로 사절단에 합류해 모용경화에 접근한다. 한편 청주의 일 이후 모용경화는 생모를 잃고 다리를 다쳐 걷지 못하는 미치광이 황자로 살아왔다. 하지만 그에게 지난 10년은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려는 인고의 시간이었다. 그는 미림을 이용해 청주 사건을 수면으로 끌어올려 진짜 범인을 세상에 밝히고 그날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간 위북군 동료들과 청주의 백성들을 위로하고자 한다. 미림과 경화는 이용하기 위해 서로에게 접근하지만, 어려움을 함께 겪으며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그들에겐 잠깐의 행복보다 더 긴 비극이 기다리고 있는데...
미치광이 황자와 그를 사랑하게 된 암살자의 마라맛 러브스토리. 설정부터 혹하게 만드는데 이걸 류학의와 오근언이 해준다? 최소한 찍먹은 해 보게 만드는 드라마다. 예상대로 초반은 미림과 모용경화 중 누가 더 독한지 대결하는 것 같다. 둘이 손을 잡거나 이용하거나 이용당하면서 그날의 진실에 조금씩 접근한다. 그러면서 얘네가 정이 들어요…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복수만 꿈꾼 미림과 복수 앞에 사랑 따위 소용없다고 생각한 경화는 결국 서로를 향한 마음을 인정하는데, 여기부터 원작을 아는 사람들은 대충격을 받는다고 한다. 원작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드라마만 본 나는 캐릭터의 본모습을 드러낸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본래 잘 웃고 다정했지만 큰 비극 때문에 복수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고, 그때 한 선택의 결과를 남은 평생 짊어져야 하는, 불쌍한 소년 소녀의 이야기라고 말이다.
촬영과 연출은 나쁘지 않고 미술, 의상, 분장 등은 굉장히 훌륭하다. 피폐물로 유명한 원작 소설을 굉장히 '건전하게' 바꾸느라 고생 좀 했다는데, 그게 드라마의 매력마저 사라지게 했다는 평가가 많다. 나야 류학의가 저 비주얼을 하고 (진짜이든 가짜이든) 미치광이를 연기하는데 무늬만 피폐물이라도 "잘 보겠습니다!"라고 외칠 수 있다. 그리고 오근언이 드라마를 잘 이끌어 나간다. 데뷔한 지 꽤 되었지만 무술 고수로 등장하는 것도, 드라마 액션신 대부분을 맡은 것도 처음일 텐데,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다. 이런 배우가 암투극에만 나오다니 오랫동안 재능을 낭비했다. 앞으로 선협이든 고장이든 액션 드라마 많이 했으면.
<춘화염>은 모아에서 패스트트랙 서비스를 했으며, 현재 티빙, 웨이브와 넷플릭스에서도 감상 가능하다. 넷플릭스 버전 한글 자막은 우리가 익히 봐온 "중드 고장극 한글 자막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가독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래서 티빙이나 웨이브 버전으로 시청하는 걸 추천한다.
'TV Show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봉타경인, 촉금인가, 천타도화일세개 - '24~'25 최신 중드 찍먹 감상 (0) | 2025.01.09 |
---|---|
영야성하, 주렴옥막, 대몽귀리 - '24 하반기 최신 중드 찍먹 감상 (4) | 2024.11.06 |
묵우운간, 석화지, 장락곡 - 티빙/웨이브 중드 찍먹 리뷰 (4) | 2024.10.07 |
류주기, 유수초초, 안심기 - '24 신작 중드 찍먹 리뷰 (3) | 2024.10.06 |
일념관산, 여봉행 - 티빙/웨이브 중드 찍먹 감상 (9) | 2024.0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