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쿤탈라 데비

(최초작성 2020.8.4)

 

기네스북에 오른 이른바 “인간 컴퓨터”라 불린 인도의 수학자 샤쿤탈라 데비의 삶을 그린 전기 영화. 여성에게 강요된 삶을 박차고 나와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 뽐냈던 샤쿤탈라 데비와 그의 딸 아누의 복잡한 관계가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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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갈로어 빈민의 딸인 샤쿤탈라는 숫자에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 20세기 중반 인도 여성의 삶이란 가정을 꾸리고 남편에게 순종하는 게 디폴트였지만, 샤쿤탈라는 이를 온몸으로 거부한다. 영국에 간 그는 “수학 쇼”로 돈을 벌면서 스페인계 청년 하비에르의 도움을 받아 영국 사교계의 스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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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공무원인 파리토쉬와 결혼해 딸 아누를 낳는다. 출산 후 사회에 복귀한 샤쿤탈라는 끊임없이 떠돌면서 남편과 멀어진다. 아누 또한 화려하고 극적이지만 안정감이 없은 어머니의 삶에 진저리를 친다. 아누가 샤쿤탈라가 싫어하는 보수적이고 평범한 삶을 택하면서 모녀의 사이는 소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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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쿤탈라 데비는 사회 통념을 깬 진취적 삶을 선택한 여성의 성공담이다. 컴퓨터보다 계산이 빠른 수학 천재이자, 수학을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려 한 학자이자 교육자의 모습이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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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샤쿤탈라의 어머니와 딸 아누로 이어지는 모녀 3대의 삶을 통해 세대별 삶을 그린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어머니에 대한 반발로 샤쿤탈라는 남성과 가정에 귀속되지 않는 삶을 살았고, 자유롭지만 안정적이지 않은 어머니와 삶에 지친 아누는 자신의 커리어를 스스로 개척하고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그 사이에 커진 갈등을 화해로 바꾸는 과정이 샤쿤탈라의 삶보다 더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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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영화가 100% 사실은 아니지만, 완전한 왜곡은 거의 없다. 아누파마 바네르지(아누)가 직접 각본과 제작에 참여해 유족의 인정도 받았다. 인간 컴퓨터의 기행에 가까운 천재성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꿈, 야망, 목표, 갈등과 고민을 다룬 부분이 더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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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쿤탈라 데비를 연기한 비드야 발란은 발리우드에서도 주체적이고 강한 여성상을 연기하며 발리우드 내에서 페미니즘적 서사를 만드는 데 선구자적인 존재라 한다. 실존 인물의 삶도 흥미롭지만 비드야 발란의 연기는 영화 전체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오만하다 느낄 만큼 자신만만하고 열정적인 사람에게 애정이 생기게 만드는 것도 능력이다. 딸 아누를 맡은 샤나 마호트라는 <당갈>에서 성인이 된 바비타를 연기했다. 이 영화에선 천재 엄마에게 질려 평범함을 선택하고, 어머니처럼 되길 두려워하는 아누를 잘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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