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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구령, 차시천하, 가남전 - 넷플릭스/티빙 중드 감상 본문
몇 년마다 한 번씩 중국드라마를 보는 사이클이 돌아오는데, 한드 미드 영드 다 보기 싫은 때 오는 것 같다. 이번에도 역시나 뜨개 하면서 볼 것들 중 그나마 '익숙'하고 '길게 볼' 것들을 찾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이것저것 찍먹해 보니 나는 사극을 좋아하고, 그중에서 일반 고장극(권력, 암투, 로맨스)을 무협극(강호 고수), 선협극(신선과 마족의 등장, 세계멸망 어쩌고) 보다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런 취향으로 골라본 최근 본 중국드라마들의 짧은 리뷰.
군구령
로맨스 고장극 | 팽소염, 김한 주연 |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공주 초구령은 아버지인 선황제가 숙부인 현 황제에게 살해된 것을 알고는 본인의 혼인날 황제를 살해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의술 스승과 그의 딸인 군진진의 희생으로 구령은 진진의 얼굴을 한 채 목숨을 건진다. 군진진이 된 구령은 진진의 친척 배 씨 가문을 찾아가 의탁하고, 자신의 의술을 활용해 '군구령'이라는 이름의 명의로 거듭난다. 이제 구령은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오랜 음모를 밝히고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물으려 한다. 한편 구령의 어릴 적 친구인 성국공 세자 주찬은 구령의 죽음을 믿지 않았는데, 어느 날 우연히 만난 군구령에게서 옛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혼란에 빠진다. 군진진과 혼약을 맺었던 녕씨 집안의 공자 운소는 갑자기 나타난 군진진이 파혼을 요구하면서 인연을 맺고, 당당하고 빼어난 군구령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리고 황제의 명으로 공주 구령과 혼인하려 했던 무덕사 지휘사 육운기는 얼굴은 달라도 구령의 인상을 남기는 명의 군구령에 집착하며 그를 손에 넣으려 한다.
가볍게 보기에 좋았던 여성 캐릭터 중심 고장극. '페이스 오프'라는 당황스러운 설정은 있지만 그것만 잘 넘기면(잘 되진 않는다) 무리 없이 잘 볼 수 있다. <동궁>으로 인기를 얻은 팽소염이나 <초교전> 진한 등이 출연하는데, 나는 두 작품 다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 작품이 처음이다. 개별로 놓고는 나쁘지 않지만, 두 사람의 연기가 톤이 잘 안 맞는다는 느낌은 있다. 그리고 성우들이 연기의 많은 부분을 메워준 느낌. 그나마 인상적인 배우는 녕운소 역의 왕우석이다.
차시천하
무협 고장극 | 양양, 조로사 주연 |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강호를 호령하는 양대 산맥, 흑풍식과 백풍석. 자유로운 두 영혼은 서로를 존중하는 라이벌이다. 천하를 다스리는 황제국 대동이 소유한 '현극령'이 사라졌다는 소문이 퍼지고 이를 찾으라는 황명이 떨어지자, 대동의 지배 아래서 새 세상을 꿈꾸던 각 주의 왕들은 현극령을 손에 넣고 천하의 새로운 지배자로 거듭나려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흑풍식은 옹주의 2황자 풍란식, 백풍석은 청주의 공주 풍석운이라는 게 드러난다. 란식과 석운이 자신들 앞에 닥친 난관을 헤쳐나가며 그들의 자리를 찾아가는 사이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천하가 어지러운 가운데 두 사람은 사랑의 결실을 맺고, 새로운 지배자가 되려는 다른 라이벌들과 경쟁한다.
무협이 중심이 되고 궁중 암투와 전쟁까지 나오는 복합 장르(!). 양양은 유명한데, 이 드라마를 보고 조로사가 호감 배우가 되었다. 이런 무게감 있는 역할도 잘하는구나 싶어서. 한번 정주행 후 부담 없이 볼 수 있어서 자주 밥친구로 틀어놓는다. 앞부분은 무협, 뒷부분은 전쟁이 가미된 고장극으로 즐기면 된다. 나는 궁중 암투 부분을 좋아해서 란식이 계모와 형제의 음모를 물리치고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정당한 후계자로 거듭나는 스토리라인이 제일 마음에 든다.
가남전
로맨스 고장극 | 증순희, 쥐징이 주연 |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가남군주 강보녕은 세상을 떠난 공주의 유일한 혈육으로, 오래전부터 외사촌인 황제의 신붓감 1순위로 거론되었다. 하지만 자유롭고 호기심 많은 보녕은 혼인을 한다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하고 싶었다. 보녕은 '신귀병치도'라는 병기의 설계도를 손에 넣으려는 과정에서 금군 소속 이겸과 만나고, 그의 협조 아래 자신을 둘러싼 세력들의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며 황제와의 혼인을 피한다. 보녕이 국경을 맞댄 나라에 화친혼을 가야 할 위기에 처하자, 이겸은 보녕이 음모에 이용되기 전에 그를 구한다.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태황태후(보령의 할머니)의 허락 하에 혼인한다. 여전히 보녕에게 집착하는 황제와 그 때문에 보녕을 경계하는 황후의 세력, 보녕과 혼인 직전까지 갔다가 '신부를 빼앗긴' 정해후 세자 조소, 그리고 이겸을 둘러싼 이 씨 가문의 여러 사람들과의 갈등 속에서, 보녕과 이겸은 서로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는다.
<화간령>에서 쥐징이의 연기를 처음 접한 후 다른 작품을 볼까 고민하다가 시작했다. 쥐징이가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어서 사실 보기 전에는 망설여졌다. 예산이 큰 고장극도 아닌 것 같았고.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보녕과 이겸의 이야기만으로 이 드라마는 볼 만하다. 일단 이겸 역 증순희가 연기를 잘하고, 그게 쥐징이의 한결같은 표정과 연기를 커버해 준다. 진중하고 말수 없는 이겸이 군주에 한해서는 역사에 남을 사랑꾼이 되는 부분도 재미있다. 다른 부분은 크게 인상적인 건 없다. 아, 신인 시절의 이윤예(이웃나라 2왕자 역)가 출연한다. <성한찬란>, <신은>에서 본 배우라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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