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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시길상, 화유리일문, 축경호 - 티빙/웨이브 중드 찍먹 리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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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시길상, 화유리일문, 축경호 - 티빙/웨이브 중드 찍먹 리뷰

The Winter Moon 2025. 1. 13. 10:49

쪼금쪼금 챙겨봤던 중국드라마 3편의 감상을 정리해 봤습니다. 본 건 그때그때 쓰자 제발...
 

칠시길상

로맨스 선협 | 정우혜, 양초월 주연 | 티빙, 웨이브

천계의 전신 초공 선군과 인연각의 어린 선자 상운. 어느 날 욱해버린 상운이 두 사람이 인연을 맺게 하는 결사인으로 엮고, 두 사람은 그 상태로 인간계에 떨어진다. 3만 년 전 전투에서 부상당한 후 어떤 방법으로도 낫지 않던 초공의 원신이 상운과 함께 겪은 정겁에서 회복의 기미를 보이자, 초공의 형인 천제는 초공과 상운이 함께 정겁을 겪으라 한다. 결국 두 선인은 정겁의 파트너가 되어 인간계에서 연인의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왜 초공과 정겁을 함께 겪어야 할 이는 상운이었을까? 두 사람의 인연은 모든 사건이 시작된 3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의 이야기를 하나씩 펼쳐가며 초공과 상운이 기억하지 못하는 인연과, 초공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던 전쟁의 내막도 밝혀진다.

 
신선들이 인간계에서 겪는 '정겁'을 통해 여러 생을 살아도 변치 않는 두 연인의 사랑을 그린 로맨스 선협극.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신 양초월과 동년배 배우들 중 연기로 인정받는 정우혜가 주연을 맡았다. <창란결> 제작사의 작품이라 화제성은 상당했는데, 막상 공개해 놓고 보니 생각보다 '노잼'이라 꽤 비판받았다고 한다. 나는 나중에 티빙에서 시청했는데, '노잼'이라는 이유를 대강은 알 것 같았다. 배우들의 비주얼과 작품의 미술은 화려해서 눈은 꽤 즐거웠지만 연출이나 이야기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듯했다. 양초월의 연기가 뻣뻣한 것도 한몫하는데, 한국 배우가 아닌 이상 잘한다 못한다를 잘 느끼지 못하는 편인데도 양초월의 후반부 연기는 힘이 달렸다. 너무너무 예쁜데 연기를 조금만 더 잘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장락곡>이든 <영야성하>든 정우혜의 최근 필모그래피로 입덕했다? 그러면 <칠시길상>은 무조건 봐야 한다. 정우혜의 고장극 필모그래피 중 흔치 않은 원음 배음 작품인 데다 한 번쯤 해봤으면 하는 캐릭터들을 모두 모았기 때문이다. 선계 최고의 전투력을 자랑하는 전신, 옆집 누나를 사랑한 소년장군, 제자와 사랑에 빠진 강호 문파의 우두머리, 공주와 정략 혼인한 장군, 선계를 이끄는 여왕과 사랑에 빠진 어린 선군, 고양이 요괴까지! 한 작품에서 이 모든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다.
 
 

화유리일문 (그녀의 소문을 믿나요)

로맨스 고장극 | 서정계, 맹자의 주연 | 티빙

국경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화씨 가문을 견제하기 위해, 조정은 화씨 가문의 막내딸 유리를 현주로 봉해 옥경으로 불러들인다. 옥경에 도착해 조정 인사들을 만난 유리는 매우 아름답지만 바람이 불면 쓰러질 만큼 병약해 보였다. 하지만 이는 모두 거짓으로, 유리는 아버지와 화씨 가문을 노리는 조정 인사들에게 단 하나의 흠도 잡히지 않기 위해 연약한 여인을 연기하는 것이다. 단 한 사람이 그녀의 모습이 철저한 거짓임을 알아보는데, 바로 태자 희원소다. 오래전 아버지의 병영을 휘젓던 일을 편지로 자랑했던 소녀가 본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걸 다른 목적이 있어서라고 짐작한 원소는 유리의 가식을 벗겨내려 끊임없이 유리를 귀찮게 한다. 그 과정에서 오래전 품었던 또래 소년 소녀에 대한 풋풋한 감정은 새로운 사랑으로 싹튼다.

 
가문을 위해 자신의 본모습을 숨긴 장군가 막내딸과, 자신을 노리는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게으른 황자 노릇을 하는 태자가 사랑에 빠지고 나라를 구한다는 스토리의 로맨스 고장극. 큰 예산을 들이지 않은 총 23화의 (중드치고는) 짧은 드라마라 후루룩 볼 수 있다. 서정계, 맹자의 두 사람의 비주얼과 능청스러운 연기는 매력적인데, 그 외엔 로맨스 드라마에서 너무 뻔하게 본 전개들이라 크게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래도 볼 것 없나 헤맬 때 가볍게 보기 좋은 작품을 찾는다면 추천한다. 아, 요즘 뜨는 숏드남신 ‘이비’가 비중있는 조연으로 등장한다.

서정계와 맹자의는 이 드라마에서 힘을 빼고 연기한 편이다. 이들이 최근작에서 각 잡고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서정계는 얼마 전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유수초초>를, 맹자의는 곧 한국 서비스를 시작할 <구중자>를 보는 걸 추천한다.
 

축경호: 나의 오만한 군주

로맨스 고장극 | 원빙연, 정업성 주연 | 티빙, 웨이브

황제의 조카딸, 장락군주 류영은 다섯 살에 어머니를 죽이고 일곱 살에 아버지를 칼로 찔렀다는 악명이 자자한 인물이다. 아버지 광릉왕의 봉지 강주에 머물던 류영은 비밀임무를 수행하던 황제 직속 금린위 천호 심연을 만나고, 자신에게 냉정한 그에게 한눈에 반한다. 류영은 심연의 마음을 얻기 위해 죄수를 경성까지 호송해야 하는 심연과 금린위 행렬에 합류하고, 심연은 천방지축이지만 소문과 달리 악녀는 아닌 류영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결국 두 사람은 사랑을 인정하고 연인이 된다. 하지만 이들이 함께 하기 위해서는, 류영을 이용할 기회만 노리는 류영의 새어머니와 륙씨 가문과 대적해야 할 뿐 아니라, 황실의 여인과 한미한 가문 출신 무장이라는, 혼인의 연을 맺기 어려운 두 사람의 신분차도 넘어서야 한다. 

 
<유리미인살>로 인지도를 얻은 원빙연과 <학려화정>으로 주목받은 정업성이 주연을 맡은 로맨스 고장극.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천방지축 군주(황제의 조카)가 뛰어난 인재로 손꼽히는 젊은 무장을 '공략'하는 스토리로, 중드치고는 짧은 22회차 안에 이야기를 잘 포장해서 집어넣었다. 캐릭터도 분명하고 스토리나 감정선도 흐름이 좋은 편. 프로덕션 자체에 돈을 들인 작품이 아니라서 만듦새는 아쉽긴 하지만, 원빙연과 정업성을 비롯해 배우들 모두 연기가 나쁘지 않아서 볼 만하다 (그래서 성우 더빙을 한 게 참 아쉽다.) 철벽남이 끈질긴 순정 앞에 결국 항복하고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이야기가 취향인 분들께 1순위로 추천할 만한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