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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월범성, 오복임문 - ‘25 최신 중국 드라마 간단 감상 본문
백월범성
선협 로맨스 | 백록, 오서붕, 상화삼, 대로와 등 | 40부작 | 아이치이, 티빙, 웨이브
어릴 적 자신을 구한 '신선'에게 은덕을 갚기 위해 신선이 되길 꿈꾸는 인간 소녀 '백삭'은 영안성에 갑자기 나타난 '불기루'의 주인 '범월'이 신선이라는 소문을 듣고 그를 찾아간다. 범월은 사실 호월전이라는 곳의 주인이자 요괴들의 왕으로 불리는 자였고, 자연히 오랜 세월 동안 갈등을 겪은 선족을 증오한다. 범월과 백석이 서로를 시험하기도 전에, 백석은 범월이 가지고 있던 상고시대 신물 '무념석'을 흡수한다. 요력을 급하게 끌어올리느라 목숨이 위험한 지경에 이른 범월에겐 무념석이 반드시 필요하기에, 백석은 자신의 수련과 보호를 대가로 무념석을 깨우는 다섯 가지 념을 범월과 함께 찾기로 동의한다. 또 다른 요족 세력 냉천궁이 영안성에 무시무시한 독을 뿌리자, 백삭의 아버지인 영안성 성주 백순은 자신의 목숨을 희생해 모두를 살린다. 큰 충격을 받은 백삭은 영안성에 위기가 온 것과 본인이 선족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은 약혼자 중소와 결별을 선언한다. 중소는 백삭을 범월과 다른 요족들에게서 빼내려 하지만 백삭은 중소를 뿌리치고 범월과 동행하기로 결정한다. 중소 또한 영안성에 위기가 닥쳤을 때 우연히 만난 냉천구 궁주 '복령'의 지나치게 큰 관심을 받으면서 선족이라는 정체성의 뿌리부터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신선이 되길 꿈꾸는 소년과 극역 요왕이 상고 신물을 깨우기 위한 여정을 함께 하며 사랑에 빠지고 운명에 맞선다는 내용의 선협 로맨스. 원작은 드라마 <천고결진>, <신은>의 원작들의 스핀 오프 격인 3부작 소설의 마지막 작품이지만, 드라마는 이전 작품들과 연결되지 않는 개별의 내용으로 보면 된다. 무념석을 깨우기 위해 인간과 요괴의 땅을 돌아다니며 백삭과 범월이 서로 이용하는 '동맹' 관계에서 사랑을 맹세하는 연인이 되는 과정이 전반부의 중심 내용이다. 30화 이후엔 6만 년 전 이들의 전생의 인연이 밝혀지는데, 그 과정에서 백삭의 언니 백희, 백삭의 약혼자였던 선족 청년 중소의 전생도 드러난다.
정말 화려하다. 화면의 색채도 그렇지만 배우들의 외모가 정말 빛을 발한다. 특히 잘생긴 줄 알았지만 이렇게 잘생긴 줄은 몰랐던 오서붕과 상화삼은 이번에 역대급 비주얼을 뽐낸다. 귀여운 스타일만 눈에 익었던 대로와는 악녀 복령의 복잡한 감정을 연기로 제대로 채워 넣는다. 그 외에 등장하는 캐릭터도 매력적이고, 사연도 눈물을 지을 만큼 슬프고 아름답다. 의상, 분장 등 비주얼적 요소와 CG도 그럴듯해서 눈이 즐겁고, 음악도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이 드라마의 최대 난관은 연출이다. 아, 주감독 정말 그만훼... 주예빈(주루이빈)은 이번에도 특유의 카메라워크와 조명, 음향 효과를 아낌없이 발휘한다. <향밀침침신여상>에서도, <성락응성당>에서도, <석화지>와 <영안여몽>에서 했던 '연출 쪼'는 <백월범성>에도 두드러지는데, 정말 정신 사납다. 이야기가 흥미롭지 않다면 화면이 어지럽고 대사 치는 속도에 적응하지 못해서 떨어져 나갈 것 같다. 범월과 백삭이 어떻게 될지, 중소와 복령은 행복해질 수 있을지 궁금해서 버티려 한다.
<백월범성>은 프리미엄 VIP 기준으로 40화 전체가 공개되었으며, 현재는 아이치이 국제판에서 시청 가능하다. 한국 방영권은 채널 차이나가 확보했으며, 2025년 2월 현재 방영중.
오복임문
고장 로맨스 | 노욱효, 왕성월, 류셰닝, 진학일, 양영기 등 | 36부작 | 넷플릭스
북송 인종 시대, 시골에서 수도 변경으로 역(리)씨 가문의 여자들이 올라온다. 이들은 고향의 집과 땅을 팔고 둘째 딸 복혜(푸후이)가 사는 변경에 정착하려 하는데, 먹고살기 위해 찻집을 여는 것부터 쉽지 않다. 영리하고 당찬 셋째 강녕(캉닝)은 가게 맞은편 고급 찻집을 운영하는 부호 시안(차이안)과 얽히면서 마음을 키워간다. 첫째 수화(서우화)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일찍 결혼했다가 지금은 과부가 되었는데, 홀어머니를 모시면서 실력을 키워 과거에 급제한 선비 두앙희(두양시)와 인연을 맺는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복혜는 철없는 한량 남편 범량한(판량한)과 매일의 행복을 가꿔가면서 친정 사람들의 생활과 사업을 돕는다. 아직은 철없어 보이는 넷째와 막내 다섯째 또한 곧 그들의 인연을 만나게 된다.
가문에 남자가 없으면 살기 어려운 시기에 여자들끼리 똘똘 뭉쳐 삶도 사랑도 개척해 가는 가족극 스타일의 로맨스 고장극. <묵우운간>으로 다시 성공 가도를 이어간 제작자 우정이 만든 가족극으로, 한 미모 한 성격하는 리 가문의 딸들이 자신들의 인연을 찾아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메인 커플은 셋째인 강녕과 시안 커플로, 요즘 가장 핫한 신인 노욱효와 왕성월이 맡았다. 그 외에 한국에서 아이돌 활동을 해서 한국 시청자에게 친숙한 류셰닝(구구단 샐리), 오선의(우주소녀 선의)가 각각 맏이와 둘째 딸로 출연한다.
전체적으로 한국 주말 드라마와 스타일이 비슷한 우당탕탕 가족 드라마인데 셋째 커플만 보면 제인 오스틴으로부터 내려오는, 우리가 다 아는 '혐관의 맛'을 제대로 말아준다. 둘이 서로를 이겨먹으려다 결국 마음을 나누고 결혼을 하려는데, 집안의 격이 맞지 않고 어머니들이 대립하면서 크게 상처받는다. 전반부의 내용은 이 둘이 사고 치고 웃고 울고 실연에 마음 아파하는, '연애 스토리'로 채운다. (9화에 시안이 꽤 직설적인 말을 하고 강녕이 상처받는 모습은 <오만과 편견>의 한 장면을 재연한 듯하다. 시안이 저놈의 입을 틀어막고 싶을 만큼 화가 난다.) 오만함도, 편견도, 둘 사이 오해도 가득하다 보니 당연히 "얘네가 결혼은 할 수 있어?"라고 묻게 되는데,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다. 이미 결혼한다는 건 드라마 소개에 나와 있으니까.
초반 빌드업이 집중되지 않는 편이고 인물이 많아서 다 파악하는 데는 인내심을 요하지만, 셋째 커플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재미있어졌다. 아직 등장인물이 모두 나오진 않았고(여전히 넷째 사위 안 나옴), 첫 커플이 이제서야 윤곽을 드러냈기에 첫째, 넷째, 다섯째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
한국에선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으며, 1월 28일 기준 10화까지 공개되었다 (최종화는 2월 11일 공개). 중국 드라마를 현지 방영이 끝난 후 바로 공개하는 케이스는 흔치 않고, 한국까지 서비스되는 것은 <오복임문>이 처음이다. (앞으로 이런 케이스가 더 있을 거란 기대를 하게 만든다.) 다만 한글 자막으로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서 영어 자막과 돌려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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