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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금, 귀녀(안회시) - ‘25 3월에 본 중국 드라마 짧은 감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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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금, 귀녀(안회시) - ‘25 3월에 본 중국 드라마 짧은 감상

The Winter Moon 2025. 3. 23. 01:40

사금

고장 로맨스 | 경첨, 장만의, 황혁 등 | 40부작 | WETV, 티빙, 웨이브

사랑하는 연인의 손에 죽은 강사는 10년 전, 순진했던 능안성 동평백부 넷째 아가씨였던 시절로 돌아간다. 강사는 첫 번째 생에서는 불행한 결혼 생활과 남편의 죽음, 형제자매의 죽음과 가문의 몰락을 경험하고 국경으로 쫓겨나 적국 남오에 귀순하여 살아야 했다. 두 번째 생에서는 소중한 사람들을 잃지 않기 위해 불행을 막으려 한다. 한편 강사는 물에 빠진 자신을 구해준 여칠과 인연을 맺는다. 첫 번째 생에서 강사는 여칠을 사랑했지만 결국 그의 손에 죽었기 때문에 그를 다시 사랑하는 걸 주저한다. 본래 황제의 일곱째 아들인 여칠은 태어난 날 불행을 몰고 오는 사주라 하여 궁에서 쫓겨나 변방 군영에서 자라야 했다. 적우기 통령으로 남오 세력을 추적하던 여칠은 강사의 몸에서 발견한 남오의 흔적에 대해 의문을 품고 그에게 접근하지만, 어느덧 강사와 사랑에 빠진다. 여칠은 평생 강사를 지지하고 보호하며 일생을 함께 하길 꿈꾼다.

 

경첨과 장만의라니! 내가 너무너무 호감인 두 배우가 합작한 고장 로맨스 <사금>은 연인의 손에 죽기 10년 전으로 회귀한 강사가 자신과 가족의 불행을 막고 악인을 처단하며 사랑을 이루는 과정을 그린다. 경첨이 두 번째 생에선 순진함을 모두 벗어던진 능안성의 미녀 강사, 장만의가 두 생에 걸쳐 강사를 사랑하는 여칠/7황자 욱금 역을 맡았다. 중드에서 많이 봐온 중견 배우들과 조연급 배우들이 많이 등장했는데, 일부는 꽤 최신작인 장만의의 전작 <류주기>, <금수안녕> 등에 출연해서 얼굴이 눈에 익은 편이다. 

 

좋아하는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서 더욱 기대했지만, 초반에 애정을 붙이지 못해 끝까지 고생하며 봤다.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모를 각본, 실력 있는 배우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연출 때문에 정성 가득한 미술, 의상, 분장 등 요소와 배우들의 좋은 연기가 빛을 발하지 못한다. 강사가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초반부는 동평백부 집안 내 암투가 주 내용이었는데, 이때 강사의 활약을 나열하는 데 초점을 맞춰서 여칠과 강사의 감정이 깊어가는 과정을 제대로 그리지 못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오히려 강사가 기억하는 첫 생에서 여칠과 행복했던 시간에서 더 잘 드러난다. 전생에 인연 있는 거 오케이, 근데 이번 생의 여칠은 강사와 초면이었을 텐데 언제 감정을 키워서 강사가 없으면 안 되게 된 걸까? 게다가 강사가 전생을 기억하는 장면은 화면비 전환(+전환시 효과음)+어두운 필터 화면으로 그려지는데 한두 번 나와야 말이지 너무 촌스러워서ㅠㅠ 그나마 뒷이야기가 궁금해지긴 해서 보긴 했는데 여전히 지루해서 장면도 많이 넘겼다.

 

다행히 20화 이후 여칠이 7황자 욱금인 게 밝혀지면서 배경이 황궁으로 옮겨가고 권력 암투가 그려지면서 무게감이 생겼다. 이 부분부터는 이 드라마 최종 빌런인 영양 장공주가 그동안 벌인 악행을 밝히기 위해 피해자들이 힘을 합친다. 연인을 지키기 위해 황자 신분을 받아들인 욱금은 권력을 이용해 혼인을 강요하는 최명월과 그의 어머니 영양 장공주에 맞서고, 그동안 장공주가 권력을 잡기 위해 해온 악행들을 밝히면서 지지 세력을 구축한다. 그러면서 초반부 강사에게만 꼬리콥터 흔드는 댕댕이같던 여칠은 부황, 모비, 형제자매들의 눈치 따윈 1도 보지 않는 7황자 욱금이 된다. 욱금이 아버지 황제, 고모 장공주, 생모 현비와 부딪히는 부분에서 장만의와 곽도, 황혁, 임정 등의 배우들이 보여준 연기합은 이 드라마의 백미였다. 이런 장면들이 나오니까 초반부 노잼구간을 견뎌가며 본 보람이 느껴졌다. 물론 이런 매력들이 정작 궁금한 건 안 보여주거나 입전개로 풀어버리는 등의 '편의를 추구하는' 작품 만듦새를 커버할 만큼은 아니다.

 

로맨스 고장극이지만 정작 로맨스 전개에는 불친절해도, <사금> 장만의와 경첨 등 기본은 하는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과, 배우 원음으로 보는 후반부 연기 파티가 궁금하다면 한번 시도해 볼 만하다. 3월 20일 기준으로 WETV 익스프레스 패키지로 최종화까지 공개되었으며, 3월 27일 정식 완결된다. 한국은 스튜디오지니가 방영권을 확보, 3월 12일부터 티빙, 웨이브 등 주요 OTT에 매주 화-토 자정에 1편씩 공개되고 있다. 


안회시(귀녀)

고장 로맨스 | 진도령, 신운래 등 | 30부작 | WETV, MOA

장씨 가문의 적녀 한안은 태어날 때 '맨발 귀신'이 쓰였다는 도사의 말 때문에 집에서 쫓겨나 담주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자신을 십수 년 간 학대한 부부를 죽인 한안은 '해적의 습격으로 보호자를 잃은 순진하고 불쌍한 아가씨'가 되어 경성 장씨 저택으로 돌아오지만, 장씨 가족들은 한안을 반기지 않는다. 겉으로는 잘 대해주지만 뒤에선 음험한 계략을 꾸미는 아버지의 첩 주 이낭과 적녀인 그를 시기하는 주 이낭 소생의 이복형제자매들은 한안을 핍박하고 장씨 저택에서 몰아내려 한다. 하지만 한안은 차분하게 인내하며 그들의 치졸한 속임수와 모략을 밝히며 장씨 저택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간다. 그런 한안의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는 이들이 있다. 한 명은 장씨 가문의 안주인이자 한안의 생모인 원석문으로, 처음엔 그만의 이유로 한안을 집에서 쫓아내려 했다. 다른 한 사람은 대리시 소경 부운석으로, 한안과 태중 혼약했지만 결국 한안의 이복 언니와 결혼한 인물이다. 부운석은 반역 사건을 수사하던 중 담주 해적 살인 사건의 피해자 한안이 진실을 숨겼음을 짐작하고 그의 가면을 벗기려 한다.

 

여주 중심 복수물의 대가(!) 천산다객의 소설이 원작인 드라마. (한국 정발 제목은 <귀녀, 환생>) 공개 전까진 <귀녀>로 불리다가 <안회시>로 제목을 바꾼 후 기습 공개되었다. 태어난 날 모함을 받아 쫓겨난 경성 관가의 적녀가 자신을 불행에 몰아넣은 이들에게 복수하고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택투물로, 진도령이 불행과 고통을 견디며 복수심을 키워온 한안을, 신운래가 그런 한안을 흥미롭게 지켜보는 대리시 소경 부운석 역을 맡았다. 활동한 지 몇 년 되었지만 또래 배우에 비해 주연 기회는 많지 않았던 두 배우가 극을 이끌어가며, 중드 시청자라면 다 아는 얼굴인 중견 배우들이 조연 자리를 채운다. 갑작스럽게 공개된 작품이지만 '아는 맛'을 선사해서인지 초반부만 전개된 지금 관심을 받는 건 성공한 듯하다.

 

일단 공개된 부분까지 봤고, 지금까지 각본은 나쁘지 않은데 연출이 정말 별로다. 좀 쓸데없는 장면에선 힘을 많이 주고 정작 더 예쁘게 찍어도 될 장면은 홀랑 넘어가버리는 느낌? 게다가 배우들의 연기력 편차가 좀 있는데 이걸 메울 만한 연기 디렉팅이 받쳐주지 않는 듯하다.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통해 내공을 쌓은 진도령이 도무지 속을 모르겠는 관가 아가씨 '한안'을 잘 소화한다. 너무 청초하게 예쁜데 그걸 정말 잘 활용하고 있어서 한안의 모습만으로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다만 상대역인 부운석은 아직 '한안을 지켜보는 입장'이라는 것 말고는 크게 매력이 없다. 어쩌다 보니 배우도 출연 장면의 90%에서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냉정한 표정만 유지하고 있는데 앞으로 공개될 회차에서 어떤 사건을 겪으면서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기대하게 된다.

 

과연 서로의 속셈도 모르겠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알 수 없는, '비밀이 많은 귀녀'와 '냉정한 수사관' 사이에 사랑이 싹틀 수 있을까? 천산다객 소설이 원작이니 둘이 어떻게 시원한 복수극을 벌일지 기대가 되면서도, 원작이 꽤 짧은 편이라 다양한 에피소드를 추가해야 하는데 30화를 채울 만큼 내용이 있을까 걱정은 된다. 현재 WETV에서 방영을 시작했고, 3월 29일부터 <귀녀>라는 제목으로 MOA 패스트트랙으로 제공된다.